舌氏犢情深

부노트 bunote.com

舌氏犢情深[편집]

(舌氏犢情深) 관련 설명[편집]

어미소가 송아지를 핥아서 귀여워 하듯이 어버이의 사랑은 맹목적이고 그 만큼 깊은 것이라는 뜻  후한 시대에 양수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자는 덕조로 홍농 사람이었다. 그는 학식이 해박하고 재지(才智)가 뛰어나 조조의 주부 벼슬도 했었다.한 번은 조조가 새로이 화원을 만들어 가꾸려고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을 때 조조가 친히 나와서 화원을 돌아보며 검사를 하고 난 뒤 한 마디 말도 없이 뒤 따라온 사람에게 필묵을 가져 오라 하더니 화원 대문에다 활(活)자 한 자를 써 놓고는 돌아갔다. 화원을 건축하는 책임자인 감독도 이것을 보고는 무엇인지 몰랐고 일꾼들도 제 나름대로 풀이를 했다. 그 때 양수가 그 곳을 지나다가 보고는 그들에게 말했다.“문(門)에다 활(活)자를 쓴 것은 활(闊)자가 아니오? 승상은 이 문이 너무 넓다는 뜻이오.”사람들이 들으니 이치에 맞는지라 밤을 새워 그 화원 문을 작게 고쳐 놓았다. 다음날 조조가 다시 나와 살펴보니 화원의 문을 작게 고쳐 놓은 지라 크게 기뻐했다. 따라서 조사해 보니 양수가 이 수수께끼를 맞힌 것을 알고는 다른 눈으로 양수를 우러러 보게 됐고 즉석에서 양수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또 한 번은 조조가 어느 사람으로부터 포장도 아름다운 한 상자의 사탕을 선물로 받았다. 조조가 하나를 꺼내어 맛을 보고는 갑 뚜껑에다 합(合)자를 한 자 써 놓고 자리를 떴다. 사람들이 보고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 이 사탕 갑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 때 또 양수가 들어와 보고는 서슴지 않고 모두들에게 그 사탕을 나누어 먹으라고 권했다.그 뒤 조조가 그 사탕을 어찌 했느냐고 묻자 모두들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여 감히 바로 알리질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 양수가 이것을 보고는 웃음을 띠면서 명랑한 어조로 말했다.“승상께서 쓰신 합(合)자는 인(人), 일(一), 구(口) 석 자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승상의 말씀은 일인일구(一人一口:한 사람이 한 입)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승상의 뜻을 받들어 그 사탕을 다 나누어 먹게 했습니다.”조조는 겉으로 매우 기쁜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양수의 재능을 시기했던 것이다.드디어 조조가 군사를 이끌고 한중에서 유비의 대군과 맞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는데 진격이냐 수비냐 하는 판단을 내려야 할 고비에 섰을 때 저마다 안절부절 못하여 조조의 눈치만 살폈다.그 때 저녁 식사에 닭국이 올려 졌는데 국에 몇 덩이의 계륵(鷄肋)이 들어 있었다. 조조는 이것을 보고 식사도 안 든 채 「계륵」이라고 명령을 내렸다.“계륵이라니 이게 무슨 뜻인가?”조조의 각료들은 어리둥절했다. 이 때 양수가 보따리를 주섬주섬 싸면서 동료에게 행장을 꾸려 돌아갈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러자 동료인 하후순이 물었다. 양수가 말하길“계륵은 맛은 없지만 버리긴 아까운 것이다. 한중을 여기다 비유한 것으로 승상께서는 일단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라고 했다.그 뒤 조조는 과연 군대를 명하여 퇴진했다. 그러나 양수가 그의 마음을 꿰뚫는 지혜에 시기와 분노를 참지 못해 군심을 어지럽혔다는 죄명을 씌워 살해하였다.절세의 슬기를 자랑하던 양수는 그의 숨은 뜻을 맞혔다는 죄명으로 목숨을 잃었으니 그 때 나이 한창인 34세였다.조조가 허창으로 돌아와 양수의 부친 양표의 수척한 모습을 보자 물었다. 그러자 양표가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면서,“긴 안목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노우지독지애(老牛舌氏之愛:늙은 소가 송아지 새끼를 핥아주는 깊은 사랑)가 없었던 것을 한탄할 뿐입니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