敗軍之將 패군지장[편집]
敗 패할 패 軍 군사 군 之 갈 지 將 장수 장
패군지장(敗軍之將) 관련 설명[편집]
싸움에 패한 장수 명장 한신이 바로 배수의 진을 펴고 조나라 헐왕의 군사를 크게 격파했을 때의 일이다.위나라를 공격해서 승리를 거두고 숨돌릴 겨를도 없이 조나라로 연속 원정해 들어가는 한신의 두통거리는 무엇보다도 정경의 좁은 길이었다. 부득이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는 통로이기는 했다. 그러나 길이 너무나 좁아서 대 부대를 행군시키는데 여간 불편한 노릇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좁은 길을 통과하려면 일렬 종대로 지나가야 되고 그렇게 되면 대열이 길어지고 병력이 분산된 틈을 타서 조나라 군사가 불시에 공격이라도 감행해 온다면 제아무리 탁월한 한신의 지략이라도 막아낼 도리가 없음을 걱정하였다.게다가 조나라에는 광무군 이좌거라는 우수한 전략가가 있으니 그가 이 좁은 길목을 착안하지 않았을 까닭이 없다. 사실 이좌거는 한신의 주력부대가 이 좁은 길목에 들어서는 순간 일거에 격멸해야 한다고 성안군 진여에게 여러 번 역설하고 건의했다. 그러나 유학을 숭상하고 자칭 정정당당한 싸움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고 큰소리 치는 성안군은 전략가 광무군의 진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한편 감쪽같이 첩자를 파견하여 이러한 정보를 받았던 한신은 크게 다행히 여기고 무사히 이 위험지대인 좁은 길목을 돌파하여 간단히 조나라의 주력 부대를 무찔러 버릴 수 있었다.이 전투에서 엄청난 승리를 거둔 한신은 처음부터 광무군 이좌거만은 죽이지 말고 생포하도록 전군에게 지령을 내렸다. 그리하여 싸움이 끝나고 이좌거가 면전으로 끌려 나왔을 때 한신은 극진한 예로써 그를 맞이한 다음 말했다.“이제부터 북쪽으로는 연나라를 치고 동쪽으로는 제나라를 칠 계획입니다만 이에 대하여 성공할 수 있는 군략을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한신의 말을 이어받은 이좌거는“‘패군지장() 불가이언용(不可以言勇), 망국대부(亡國大夫) 불도국존(不圖國存)-패군의 장은 용맹함을 말하지 않으며 망국의 대부는 삶을 도모하지 않는다.’고 들은 바 있습니다. 지금 이 사람은 싸움에 지고 나라를 일어버린 하나의 보잘 것 없는 포로로서 어찌 그와 같은 중대사를 논할 자격이 있겠습니까?”이좌거의 한숨 어린 말이 떨어지자 한신은 손을 저으며,“천만에……. 그것은 너무나 지나친 겸사이십니다. 저 백리해라는 현인은 우리 나라에서는 등용이 안되었지만 진나라로 갔을 때 진나라에서는 제후에게 호령을 하게 되었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러면 백리해는 우리 나라에 있을 때에는 어리석은 인간이었는데 진나라로 가서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 나라는 그를 등용하지 않고 푸대접 했으며 진나라는 그의 지략에 귀를 기울여 존경했다는 차이밖에 없었습니다. 성안군이 만약 당신의 계략을 따랐던들 지금쯤 내가 당신의 포로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행인지 불행인지 당신의 계략이 실현을 못 본 덕분에 이와 같이 당신의 가르침을 청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나는 진정 당신의 교훈과 지시를 따를 결심이니 제발 그렇게 겸손하시지 말고 나의 스승이 되어 고견을 들려 주십시오!”의심할 여지가 없는 한신의 열의와 인간미가 마침내 광무군 이좌거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지난 일을 생각하면 며칠 전 배수진 때만 하더라도 광무군의 계략은 한신의 주력 부대를 좁은 길목에서 능히 섬멸하기에 족했다. 그러나 성안군 진여가 이좌거의 계략을 일축했을 뿐만 아니라 광무군의 계략이란 비겁하고 졸렬한 속임수라고 모욕까지 했다. 그 때 이좌거는 이미 조나라는 망했구나 하는 부르짖음을 삼켰다. 광무군은 이제 과거를 불살라 버리고 심혈을 기울여 연․제 토벌을 위한 전략과 술책을 가르쳐 주었다. 이리하여 한신은 광무군의 지략을 그대로 실천에 옮김으로써 연나라와 제나라를 차례로 정복하는데 성공했다.｢패군지장은 병(兵)을 말하지 않는다｣는 말은 ｢패군지장은 용(勇)을 말할 수 없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