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知 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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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知 사지[편집]

   넉 사      알 지  

사지(四知) 관련 설명[편집]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말 
「天知, 地知, 子知, 我知」-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를 간추려서 라고 하며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는 의미로 씌여지는 말이다. 

후한시대는 조정의 환관들이 판을 치고 정치와 관료가 문란 부패했던 시대이나 그러한 세상에도 고결한 관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 6대 임금 안제 때 양진이라는 사람이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양진은 관서 출신으로 일찌기 학문에 전념하여 박학박식하고 인격이 아울러 출중한 데다가 청렴결백하였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로부터

관서의 공자라는 칭송을 받았다. 이 양진이 동래군의 태수로 임명되었을 무렵의 일이다.임지로 떤가던 도중 창읍에서 날이 저물어 객사에 들었다.

외로운 객사에서 혼자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으려니까 창읍현의 현령으로 있던 왕밀이라는 사람이 밤늦게 혼자 찾아왔다.

“태수님, 오래간만에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오래 전에 형주에 계실 때 신세가 많았던 왕밀이올시다.”“아, 알구말구, 정말 오래간만일세.”

양진도 왕밀을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날 형주자사로 있을 때 그의 학식과 재질을 인정해서 무재(茂才-관리 등용 시험에 합격한 사람)로 천거해 준 일이 있었다.

말하자면 그 때 일로 양진은 왕밀의 출세길을 열어준 은인인 셈이었다.두 사람은 여러 가지 옛날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담소하던 중 왕밀이 슬며서 옷깃 속에서 황금 열 냥을 꺼내어 공손히 양진의 무릎 위에 얹어 놓았다. 지금 시세로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었으나

황금 열 냥이면 옛날에는 큰 금액이었던 것만은 틀림이 없다.“졸지에 합당한 물건도 드릴 만한 것이 없고 해서 이걸 가지고 왔습니다. 약소하나마

제 성의로 아시고 거두어 주십시오.” 양진은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러나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는 이미 옛날부터 자네를 알고 있을뿐만

아니라 자네의 학식과 인물에 대해서도 확실히 기억을 하고 있네. 그런데 자네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잊었단 말인가?”

“아, 아니올시다. 태수 어른, 태수 어른이 얼마나 고결하신 분이신가는 항상 마음 속에 깊이 새겨 명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금방도 말씀 드린 것 같이

그리 대단한 값어치도 못되고 더더구나 태수 어른에게 무슨 뇌물로 드린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단지 옛날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한 참으로 보잘 것 없는 소인의 정성입니다.”왕밀은 받아 주기를 졸랐다.

“자네는 지난날 내가 짐작했던 바와 가팅 훌륭하게 성장하고 출세를 해서 오늘날 현령이라는 벼슬에 올랐네.

앞으로도 직책에 충실하여 더욱 더욱 영전을 거듭할 것을 의심치 않는 터이니 나에게 대한 보인이라면 그 일로 족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아니올시다. 태수님, 그렇게 딱딱한 말씀만 하신다면 제가 너무나 섭섭하고 부끄럽습니다.

게다가 이런 밤중에 이 방 안에는 태수님과 저와 단 두 사람 밖에 누가 또 있습니까? 오직 태수님 한 분에게 이 사람이 허물없는 옛정으로

올리는 것이니 너그러이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양진은 똑바로 왕밀을 쏘아 보았다. 그 때 양진의 두 눈은 번쩍하고 빛을 발했다.

“자네와 나 단 두 사람 뿐이니 아무도 모른다는 말인가? 그러나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그 다음 자네가 알고 또 내가 아네”

물론 왕밀은 얼굴을 들지 못하고 물러 갔으며 그 후 양진의 청렴고결한 언행은 더욱 확고하고 더욱 널리 알려져서

나중에는 태위(군사관계의 최고 책임자)의 지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