守株待兎 수주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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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株待兎

수주대토(守株待兎) 관련 설명

나무 그루터기에서 토끼가 오면 잡으려고 기다린다는 뜻  

옛날 송나라 경내에 얌전하기는 하나 머리가 둔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날이 새면 밭에 나가 온종일 밭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집에 돌아와 몸을 쉬는 바쁜 나날을 지내며 비할 데 없이 부지런했다.

몇 마지가 되는 밭 가에는 한 그루의 오래 묵은 나무가 있었는데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나뭇잎은 무성하였으나 나무 뿌리 덩굴이 땅위로 뻗쳐 나와 있었다.

하루는 그가 밭에서 밭갈이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토끼 한 마리가 황망히 자기 곁으로 뛰어 오더니 쏜살같이

그 나무가 서 있는 쪽으로 날으듯 달아났다.

어찌 된 영문인지 그 토끼는 뿌리가 튀어 나온 그 나무 아래까지 가더니 그만 나무 뿌리에 받쳐 목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나뒹굴어져서 꼼짝을 안했다.

아마도 놀란 나머지 급히 뛰어 달아나다가 그만 앞을 잘 못 보아 일어난 사고라 느껴진 농부는

재빨리 뛰어가 토끼를 주워 들고 보니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딱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기쁜 심정을 감추지 못해 혼잣말로

“오늘 참 재수가 좋은데! 아침 일찍부터 힘 하나 안들이고 통통하게 살이 찐 먹음직한 토끼를 한 마리 얻었으니

말이야, 매일같이 이런 일이 생긴다면 밭에서 고생을 안해도 될 거 아니냐!”

하면서 햇볕에 검게 그을린 검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이날부터 그는 호미를 내던지고 다시는 밭에 나가 일하는 것을 포기하고

매일 날씨가 흐러거나 바람이 불거나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가릴 것 없이 한결같이 그 오래 묵은 나무 아래 지켜 앉아 기적이 나타나길 학수고대했다.

이 때 동리에 사는 이웃 사람들이 그가 밭 일은 하지 않고 날마다 하루 종일 나무 밑에 얼빠지 모양 앉아 있는 꼴을 보고

이상히 여겨 모두들 달려와 밭갈이를 하지 않고 그 껄을 하고 있는 사연을 물었다. 그러자 착하고 어리석은 농부는 제딴엔 득의에 찬 어조로 이웃 사람들에게 말했다.

“알려 드릴까요? 사실은 제가 여기서 토끼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어 며칠 전 토끼 한 마리를 얻었던 경위를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이웃 사람들이 폭소를 자아내면서 이구동성으로 타일러 말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그런 우연한 일이 이 세상에서 또 있는 일이 아닐세. 그런 생각일랑 아예 버리고 밭농사나 부지런히 짓게.”

그러나 이 농부는 막무가내였다. 이웃 사람들의 충고를 들을 생각은 커녕 고집불통으로 계속 그 나무 밑에 지켜 앉아 토끼가 나타날 것이라는 자신에 차 있었다.

이렇게 또 며칠이 지나도 토끼가 나타나질 않자 실의에 찬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

불쌍한 농부는 늦게나마 절망에서 깨어나 다시 호미를 들고 밭에 나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밭을 매지 않았음인지 밭에는 잡초가 우거져 있었다.